Monday, June 22, 2020

삐라에 확성기 ‘심리전’ 택한 北…남북간 합의 파기 수순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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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4일 오후 서부전선 북한 초소에 설치된 확성기가 작동을 멈춰 비무장지대에 정적이 흐르고 있다. 2018.4.24 © News1
북한이 대남 전단(삐라) 살포를 예고한데 이어 비무장지대(DMZ) 곳곳에 대남 확성기를 설치하면서 ‘심리전’ 재개에 나섰다. 무력 도발이 아닌 심리전으로 남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 올리겠다는 북측의 의도로 읽힌다.

대남 확성기 설치는 ‘4·27 판문점 선언’ 파기 수순을 밟는 것인 반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수순으로 해석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감시자산을 통해 DMZ 다수 지역에서 북한이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을 하는 장면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은 전단 살포와 함께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으로 꼽힌다. 확성기 방송에서는 대남 비방과 북한 선전 활동 등이 이뤄진다. 이번 확성기 재설치는 대량 대남 전단 살포 등을 예고한 이후 심리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북한의 후속 조치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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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북한이 재개하고 있는 확성기 재설치는 명백한 판문점선언의 파기 행위 수순이라는 점이다.판문점선언 2조 1항에는 ‘(2018년)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설치한 후 방송까지 실행에 옮기면 판문점선언을 파기하게 되는 것이다. 또 선언에 ‘수단을 철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확성기를 재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합의를 파기하게 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반면 9·19 남북군사합의서에는 ‘확성기 방송’이 명시가 돼 있지 않다. 군사합의 1조는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에 확성기 설치가 포함되는지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군사합의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 빗대어 보면, 판문점선언을 파기한 행위는 자연스레 군사합의 파기와도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앞서 북한이 공언한대로라면 대남 확성기 재설치가 아닌 실제 군사행동에 나섰어야 한다. 북한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Δ대남 전단 살포 Δ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단에 부대 전개 Δ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한 감시초소(GP) 복원 Δ서남해상전선 등 전반적 전선에서 포병부대 군사훈련 재개 등 4가지 대남 행보를 예고했다.

그러나 최근 대북 전단을 제외하고 3가지 대남 행위는 모두 군사합의 파기에 해당될 확률이 높은 항목들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무력도발을 보류하고 심리전 재개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북한이 무력도발에 앞서 심리전을 재개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향후 판문점선언과 군사합의를 두고 남북간 해석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당장 군사행보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우선 극단적 형태의 충돌은 피하며 ‘책임 전가’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지난 4일 북한의 대남 대적 정책의 발단을 알린 김여정 노동당 제 1부부장의 담화에서는 남측이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서 남북간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 예고, 대남 확성기 설치 등은 남북 간 합의를 파기하기 위한 수순”이라면서 “이는 2년 전 4·27 판문점선언, 20년 전 6·15 공동선언 이전의 시대로까지 남북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북한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만의 남북관계 ‘정면돌파전’을 구상하고 있는 행보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북한이 예고한 군사행위에 대한 부분은 모두 이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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