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8, 2020

북미, ‘쇼’에서 ‘협상’으로…재개에는 시간 걸릴 듯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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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북미 대화 방식과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이벤트’식 정상회담은 보기 어려울 것이며 북미 모두 적어도 내년 1~2월까지 내부 정비기간을 가진 후 협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실무협상 중심의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북미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바이든은 기본적으로는 북한과의 협상을 지지하던 인물이지만 북한의 ‘합의-도발-합의 파기’ 행태를 지켜보면서 급진적인 대화 전개에는 회의적인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2년 2월 북한의 핵동결과 미국의 식량 지원을 맞바꾸는 합의를 했지만 같은 해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 은하-3호를 발사하면서 합의가 파기되는 일이 있었다. 이번 대선 연설 과정에서도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불량배’로 지칭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전면 ‘리셋’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시 대북 정책이 한국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전략과 맞물린 측면이 있고 바이든 후보나 참모들은 이 전략의 실패를 직접 목격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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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클린턴 행정부 시기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당시 대북 정책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클린턴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수용해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교환한 바 있다.

특히 당시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2000년 10월)할 정도로 북미 관계가 크게 진전됐을 시기다. 하지만 현재는 북한이 핵을 완성한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일단 지난해 남북미 판문점 회동처럼 정상들이 이벤트식으로 만나는 것은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여러 차례 대선 후보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 없이 김 위원장을 만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대신 실무 협상을 토대로, 필요할 때 정상끼리 만나는 톱다운 방식을 병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이든 후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 능력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그를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장 미국은 외교·안보 분야 참모 인선과 대북정책 재검토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최소한 6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 새로운 대북 정책을 설정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북한이 제8차 당 대회를 위해 내부를 정비하는 기간과 겹치는 내년 1~2월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를 예고하면서 연말까지 80일 전투에 돌입할 것을 지시해 북한도 외부에 시선을 돌릴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진전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후보 연설을 종합해 보면 바이든은 ‘하노이 노딜’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 방식이 속도는 빠르지만 순식간에 허물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북미 간 실무협상으로 외교적 ‘신뢰’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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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9, 2020 at 09:1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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