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의 진상조사 결과를 둘러싼 합의 최후 시한이 오늘로 통보됐지만 청주방송 내부 사정으로 또 미뤄졌다. 합의를 진행 중인 언론노조·청주방송·유족·시민사회대책위 등 4자 대표는 “내주 초 모든 협상을 타결키로 약속했다”며 더 이상 연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17일 9여시간 진행된 4자 대표 논의를 끝낸 오후 7시께 “애석하게도 오늘 합의서에 서명하고 최종 종결하는데 실패했다”며 “다만 다음 주 빠른 시일 내 합의를 종결한다고 4자가 약속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이 약속은 녹취와 합의문으로 정리됐다”며 “마지막 시한인 오늘 오후 6시까지 합의 타결이 안 된 원인은 청주방송에 있다. 사측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청주방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진상조사보고서에 담긴 이행요구안 중 회사로선 당장 약속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내용이 있다”며 이와 관련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정하고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사내에도 이견이 있어 이를 설득·조정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고 이재학 PD 사망사건 시민사회대책위’는 이날 오후 6시까지 합의가 타결되지 않자 6시10분께 항의 방문 차 청주방송 6층 사장실로 진입했다. 사장실은 4자 대표자 회의가 열린 곳이다. 대책위 소속 시민들 60여명은 15분 가량 사장실 앞에 앉아 “진상조사 결과 즉각 수용”, “4자합의 약속이행”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청주방송 직원들도 회사의 즉각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언론노조 CJB청주방송지부 조합원 59명 중 장기 휴가자를 제외한 56명 전원은 회사가 지난 2월27일에 맺은 4자 합의를 존중하고 그 틀 안에서 조속히 합의해야 한다고 지난 15일 연서명을 냈다.
충북 지역 방송노동자들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충북언론노조협의회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청주방송은 4자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즉각 진상조사 결과를 수용하라”는 서명지를 돌린 결과 청주 KBS 33명, MBC 충북 62명, 청주 CBS 10명 등 총 105명이 연서명에 참가해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집무실에 앉아 합의 방해하는 게 이두영의 명예냐”
대책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청주방송 앞에서 ‘진상조사 결과 이행 촉구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의 즉각 합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끝장 투쟁을 선포한다”며 “7월 말 전국 노동자·시민들과 연대해 청주방송을 포위하는 위력 투쟁을 조직한다”고 밝혔다. 대책위, 청주 시민 등 200여명이 모였다.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결의대회에서 “166일이다. 이재학 PD를 죽음으로 내몬 자들이 아직까지 참된 사죄 없이, 재발방지 약속도 없이, 면피성 대책과 핑계만 내고 있는 시간이 166일”이라며 “이젠 더 이상 숫자를 헤아리지 않을 것이다. 유족과 대책위는 오늘 끝장 투쟁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이번 주 최종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끝끝내 이 합의를 가로막는 이두영 대주주(두진건설 회장) 규탄과 축출 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반드시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고 이재학 PD 명예를 회복하며, 전국 언론사 비정규직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황균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도 사주 이두영 회장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 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하기 직전 조종현 본부장과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이 자기 명예를 훼손했다며 1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오 대표는 “이두영씨 당신의 명예가 무엇이냐? 당신 명예는 목숨을 던진 이재학 PD 사건의 진상조사와 합의까지 가로막고, (집무실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사기나 치고 있는 그게 당신의 명예냐”며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한수 조언한다. 이재학 PD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앞장서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종사자들에게 사죄하고, 용서해달라고 하는 게 진정한 용기고 당신이 명예를 되찾는 길”이라고 말했다.
지난 3~5월 동안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아 조사를 이끈 김혜진 활동가는 “200장이 넘는 진상조사보고서 내용은 너무나 분명하다”며 “이재학 PD는 청주방송 노동자였고, 부당해고 당했으며, 재판 과정에서 사측의 불법·위법 행위로 패소에 이르렀고 그리하여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 활동가는 또 “청주방송은 비정규직을 남용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성희롱 문제 등을 비롯해 잘못된 조직문화도 갖고 있었다”며 “이두영 회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진상조사위원들도 이 죽음을 더 많이 알리고, 청주방송 책임을 더 많이 알리고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July 17, 2020 at 08:1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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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셋째 주,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사태 합의한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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